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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반년만에 근황 글을 쓰게 되네요. 반년간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일들 덕분에 너무나 바쁘고 정신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며칠전 장모님이 미국을 방문하게 되어 오랜만에 조금 여유가 생기게 되었네요. 요즘들어서 드는 생각은 확실히 육아는 최소 3명이 해야 좀 더 개인의 삶이 존재한다는 것이네요. 아무튼 최근 근황을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재택근무

아내와 저도 서로 육아가 힘들다보니 최근에 재택근무를 참 많이 하게 된 것 같네요. 재택근무를 하면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일단 좋은 점은 집에서 그냥 일하면 되니까 출퇴근에 대한 시간 제약없이 그냥 짬짬이 생기는 시간을 활용하면 된다는 것이고, 안 좋은 점 또한 시간 제약이 없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딱 정해진 출퇴근 시간은 없고, 회사에서 일할 때 만큼 효율은 안 나니까 "오늘 하루 회사에서 일했다면 이 정도 일은 했겠지" 싶은 양을 채워야지만 만족하고 자게 되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재택근무하기 전날과 하는 날은 본의 아니게 집에서 새벽까지 컴퓨터를 붙들고 있는 경우가 많네요.


이제는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으면 아예 작정하고 애 재우고나면 전날에 새벽2시까지 일하고, 아침에 애 일어나면 놀아주다가 8~10시 2시간 정도 일하다가 그냥 온 가족이 다 같이 외출해서 애가 낮잠자는 2시쯤 귀가, 2시부터 4시정도까지 또 일하다가 아이가 자기 전인 9시까지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집중해서 일하는 효율이 나지 않기 때문에, 애가 자고나면 그때부터 또 새벽2시까지 집에서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네요. 출퇴근 시간이 없다는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고, 집에서 노트북을 붙들고 앉아있는 것도 가시방석이고 아내한테도 미안하고 재택근무가 능사만은 아니다라는 것을 느끼게 된 기간이네요.



* 그 놈의 영어울렁증, 특히 회의...

미국에서 일하고 있지만 영어는 언제나 힘드네요. 매일매일하는 스탠드업 미팅은 뭐 그냥 자기 할일을 이야기하는거니까 그냥 저냥 말할만 한데, 문제는 서로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논리로 상대를 이겨야하는 회의입니다. 솔직히 저는 회의를 들어가게 되면 말 한마디도 안 하고 나오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최근에 팀에서 대표해서 회의를 참여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참 힘드네요. 그래도 오늘은 한마디라고 하고나오자라는 생각을 하여 4마디 정도는 하고 나온 것 같네요. 한국말로 하는 회의를 했으면 '그런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다 뒤집어 엎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영어라서 제가 참고 넘어갑니다. (물론 집에 와서는 부들부들..)


한국에서도 가끔 회의를 하다보면 회의에서 투닥투닥하다가 회의 끝나면 아무일 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인사하고 식사하고 그랬던 것도 많이 했지만, 여기서는 모든게 영어가 되다보니 "그때 쟤가 무슨 말 어떻게 표현했었지?"와 같은 생각을 자꾸 되새기게 되고 그게 자꾸 머리속에 남아서 결국 저한테 남는 것은 "쟤는 고집불통"이라는 생각 뿐인 것 같네요. 그런데 미국에서의 회의 느낌은 회의 안에서 싸우고, 끝나면 진짜 원래대로 그냥 남남이 되어버리는 느낌인 것 같습니다.


물론 오늘 회의 중에 그렇게 역정을 내던 개발자가 나중에 단체메세지로 "Sorry I was so excited"라고 하는 것을 보고, 아 얘네도 회의 시간에 싸우는 것이 신경 쓰이기는 하는구나 싶었네요. 한국은 그냥 식사하면서 자연스럽게 없던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확실하게 이야기를 하니까 조금 더 마음이 덜 신경 쓰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 둘째 임신

요즘 바빴던 근본적인 원인을 꼽으라면, 둘째가 임신 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이 하나일 때에 육아를 한 다음 밤잠 쪼개가며 개인의 시간을 어떻게든 만들어 보았지만, 둘째가 임신되고나서는 이것저것 신경써야 할 것들이 더 많다보니 너무 피곤해서 밤잠을 쪼갤 엄두도 안 나게 되었습니다. 재택근무도 일주일에 두번씩 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고, 그러다보니 앞서 썼던 것처럼 일주일에 4일은 새벽까지 집에서 그냥 일하는 시간으로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제 임신 초기는 어느 정도 지나가서 아내도 이제 조금 더 안정감을 찾고 있어서 이제 짬짬이 다시 시간이 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마침 둘째 임신과 함께 장모님이 잠시 한국에서 오셔서 아이 보는 것과 저녁식사를 해주셔서 시간이 날 줄 알았지요.



* 집 살 준비

아직까지도 집을 사지는 못했지만 시애틀의 미친듯이 올라가는 집값 때문에 조금이라도 빨리 일단 집을 사기로 했습니다. 아직 오퍼단계라 뭔가 마무리는 안 되었지만, 어제 오퍼 카운터 받고 리카운터도 해보고, 이 집이 안되면 바로 다른 새로운 집으로 오퍼 넣을 준비하다가 오늘은 새벽에 여러 가지 생각으로 잠이 안 오네요. 그 동안 몇달간 집을 사려고 집도 보러다니고, 기본적인 집 사는 프로세스 공부도 하고 여러 가지 일이 있었네요. 집 사는 프로세스는 일단 오퍼를 한번 넣어보니 조금 알게 되는 것 같네요. 그래도 여전히 부동산 관련 영어는 너무 어렵네요. 나중에 경험을 토대로 요약 글을 하나 써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집을 사는거라 두근거리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고, 오퍼를 넣어서 경매 들어가는 것도 신기하고, 셀러가 황당한 조건을 요구하면 좀 화가 나서 때려치우고 싶다가도 잠시 뒤에 생각하면 또 셀러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잠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많이 오가고 있는 집구매입니다. 모쪼록 조만간 잘 마무리 되면 좋겠네요. 이쪽을 신경쓰고 은행 왔다갔다하는 것도 참 스트레스고 피곤하네요.



* 그래도 계속 되는 공부, 또 공부

사실 블로그 글을 올리지 못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제가 어느 정도 잘 알고 있다라는 느낌을 받지 않으면 글을 쓰는 것을 약간 꺼리게 되는데, 지금까지는 그러한 깊이 있는 공부보다는 넓게 이것저것 공부 많이 한 것 같네요. 특히 요즘은 기능 개발보다는 빌드 시스템 구축하는 것이 약간 재미를 느끼고 있어서 매니저한테 1:1 면담 때 그렇게 이야기하고 조금 더 빌드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조금이라도 접했던 것과 느낌을 정리해 보면..


- CMake: 레퍼런스가 참 없지만, 안드로이드 스튜디오가 밀고 있어서(?) 더 뜰 것 같은 느낌

- GYP: 레퍼런스가 더 없는 느낌=죽은 프로젝트 느낌..

- Python: 매일매일 쓰고 있네요. 그런데 아직 깊이 있는 공부까지는 필요 없는 것 같네요. 잘 몰라도 구글님이 다 알아서 해주시고 계십니다.

- Ruby: 아직 봐도 잘 모르겠네요. 그냥 코드 읽는 수준, 고치기에는 아직 겁나는 수준..

- Dashing: 루비 대쉬보드 프레임워크인데 제약이 너무 많아서 커스터마이징을 많이 했었네요.

- Elastic search / Kibana: 요즘 조금씩 하고 있는 놈들인데, 비쥬얼라이제이션이 재미있네요. 동료들한테 이거 한번 보여주면 눈 돌아가더군요.


저희 조직 빌드 시스템의 구축은 대부분 파이썬으로 되어있어서 매일매일 파이썬을 뜯어 고치고 문제 분석하고 있네요. 빌드 시스템을 개선하거나 문제 있는 점을 찾아서 고치는 이러한 일들이 약간 제 적성이 많이 맞는 것 같아서 요즘 이쪽으로 공부하고 일하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네요. 그래서 매니저 면담 때마다 하는 말이..


"I really like to make my life, and everybody's' life better."


귀찮게 같은 일 반복하고, 에러 분석하는데 매번 다른 빌드시스템 들낙날락하는 것들 싹 다 단순화하고 데이터를 한눈에 알아보게 만드는게 요즘 제 일이고 즐거움입니다. 여기서는 그것을 OE: Operational Excellence라 하며 약간은 귀찮지만, 어찌되었든 처리하면 모두가 득이 되는 일들을 묶어서 칭하는 것 같아요. 뭐, 다른 말로 하면 저는 약간 잡일꾼이 된 것 같네요. 잡일꾼이지만 아직은 보람을 느끼고 재미가 있으니 언젠가 이쪽에서의 경험들과 힘들었던 부분들을 글로 쓸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일단은 집사고, 이사하고, 둘째 태어나고, 하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다시 잠이 안 오는 새벽 글을 쓸 기회들이 많이 생기면 좋기도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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