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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4일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약속이 있어서 아침부터 휘날리는 폭설 속을 뚫고 나갔다.

눈이 오는데 디카를 가지고 가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눈이 올때에는 화밸이나 노출을 정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경험 삼아 한번 가지고 나가보기로 했다.

기본 세팅은 ISO800에 셔속 1/60, Tv모드, 셔속 60으로 하면 눈발이 휘날린다길래 그냥 해봤다.

눈이 오는데 비싼 탐론17-50을 끼고 다니기에는 좀 그래서 50.4를 끼고 다녔다.


테스트 샷한번 날려보고..

뷰파인더로 뭔가 아른 거리길래 뭔가 했더니 먼지가 있다..ㅠㅠ

중요한 샷들이 아니므로 보정은 패스..

암튼 눈이 저만큼 쌓였는데도 아직도 눈이 오고 있다..40년만의 폭설이라더니..


눈속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과연 이런 날씨에 버스를 타는게 현명할까.. 고민을 하다 버스가 느릿느릿 오길래 일단 탔다..

느릿느릿가더라도 눈속을 헤집도 다니는 것보다는 나을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버스는 평소 3분이면 가는 거리를 30분이 걸려서 가고..결국 그냥 내려서 걷기로 했다..


여기저기 모든 버스에서 사람들이 다 내려서 걷기 시작한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을 가려면 이 폭설을 뚫고 한 10분쯤 걸어가야 하지만

버스의 찜통 안에 가만히 서있는것보다는 나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지하철타고 압구정역을 갔는데 신사동의 약속 시간이 좀 남아있는데다

좀 늦는다는 문자를 받아서 여기까지 온거 간만에 모교나 찾아가봤다.


구정중은 나랑 별로 상관없지만 구정고의 앞에 버티고 있으니 랜드마크로 찰칵


횡단보도를 건너 구정중 옆으로 옛날옛적 지각1분전에 미친듯이 뛰어가던 그 길로 갔다.

중학생들이 방학중에 나와서 눈을 치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지나간 길에는 금방 또 눈이 쌓이는거 보니 군시절 제설작업 했던 기억들이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모교 구정고. 지금은 압구정고등학교로 이름을 바꿨다.

옛날부터 '구정물'이 어떻다느니 '꾸졌'다느니 이름가지고 많이들 말했었는데..

마크도 바뀌었다 ㅇㄱㅈ을 조합해놓은 마크로 자칫 마크 설명해 놓은 대보에 ㅇㄱㅈ를 OTL로 볼뻔했다...

운동장에 들어서니 정말 눈밭..눈이 하나도 치워지지 않고 자동차 바퀴 자국만 몇개 있을뿐이다.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자동차 바퀴 자국을 따라서 조심조심 입장..


여름에 유일한 그늘 휴식처가 되어주었던 등나무..원래 이리 부실했나? ㅋㅋ


그리고 늘 말이 많았던 아수라백작 건물..

동쪽과 서쪽 건물의 벽돌색은 여전히 다르다 ㅋㅋ


자전거도 얼어있고..


수도꼭지도 얼어있고..


나뭇가지들도 얼어있다..

날씨가 왕 추우니 얼른 현관으로 입장


원래 교훈이 저랬나..기억이 가물가물..암튼 마크 바꾸면서 새로 갈은 모양이다..빤짝빤짝하다.


그리운 복도, 그리고 책상 걸상은 완전 쌔거! 나도 이런 책상 걸상에서 공부했다면 일류대따위..ㅋㅋ

그리고 10년만에 찾아온 그곳..


우리 교실은 블라인드처리가 완벽해서 교실 안에 도촬은 불가능했다.ㅠ

들어가보고 싶은데 들어가보진 못하고 아쉬운데로 발길을 돌렸다.


나름 뭔가 세련된 느낌을 내기 위해 영어로 표어를 현관문에다가 달아놨다.

왠지 애국조회가 끝나고 나면 각 반별로 들어가기 전에 오른 주먹을 불끈 들면서 외쳐야만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게 현관을 뒤로 하고 또 다시 안녕..


미국가고 나면 언제 또 올일이 있을까..

그때까지 학교가 남아 있기나 할까..

생각이 참 많이 들면서 무언가 아쉬워지기는 하지만,

여기서 만들었던 추억들은 언제까지나 친구들과의 수다 속에 남아있겠지..

'구정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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